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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 기대와 논란 사이

by yeosuo1 2024. 11. 4.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축제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WYD)가 개최됩니다. WYD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모여 신앙을 고취하고, 종교적 가치를 체험하는 중요한 행사로, 가톨릭 교회에는 큰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이번 행사의 주제는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로, 많은 청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종교 행사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여러 가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가 지원과 종교적 중립성 논란

WYD와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며, 일부 자금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의 세금이 특정 종교 행사에 투입될 경우, 이는 사회 내 다른 종교나 종교적 성향을 갖지 않는 사람들에게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한국은 다종교 사회로, 특정 종교에 대한 공적 자금 지원이 사회적 공감을 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종교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정부가 특정 종교 행사에 개입하는 것으로 비춰진다면, 국민들 사이에 종교와 정치의 결탁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습니다.

해외 사례가 주는 교훈

실제로 과거 해외에서 열린 WYD 행사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2008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WYD는 수많은 인파로 도심 교통이 마비되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2011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행사 준비와 치안 유지에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면서, 이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한국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WYD의 행사 자체는 평화와 용기를 주제로 삼고 있지만, 행사가 큰 혼란을 초래한다면 지역 사회와의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가톨릭 교회의 역사와 진정성 문제

또한 WYD가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에 대해 가톨릭 교회의 과거를 돌아보면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과거 십자군 전쟁 당시 폭력과 전쟁을 정당화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교황청이 나치의 만행을 묵인한 역사적 오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거를 가진 가톨릭 교회가 평화를 주장하는 것은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WYD가 전하는 메시지가 진정성을 결여한 구호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WYD가 남길 영향은?

이번 행사가 한국 사회에 남길 의미는 무엇일까요? 가톨릭 교회의 신앙을 강화하고 청년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줄 수 있지만, 사회적 포용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영향력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WYD가 단순히 가톨릭 내부의 종교 행사로 남지 않고,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교회가 모두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할 것입니다.

WYD는 신앙과 용기를 강조하는 큰 종교적 행사이지만, 한국 사회 내에서는 예산, 종교적 중립성, 교회의 과거와 같은 다양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WYD가 한국 사회와 조화를 이루고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는 행사로 남길 바라는 목소리가 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현지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서 차기 개최지로 한국을 호명한 뒤 한국에서 온 순례단을 접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